[데스크칼럼] 대통령은 2032년 달 착륙이 목표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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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대통령은 2032년 달 착륙이 목표라는데···
  • 조석근 기자
  • 승인 2024.03.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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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근 정경부장
조석근 정경부장

1969년 7월 20일. 세계사는 물론 문명사적 대사건이 벌어졌다. 무엇일까. 누구든 언뜻 답하긴 어렵다. 그러나 회색 빛깔 황무지와 검은 하늘, 힘차게 펄럭이는 미국 깃발, 잿더미 위에 찍힌 듯한 발자국의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주면 대부분 알아본다. 닐 암스트롱의 역사적인 달 착륙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72년까지 수차례 우주인들을 더 보냈다. 그러나 이후 달에 유인 우주선이 파견되는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끊겼다. 달이라는 지구 유일의 위성에 인간이 장시간 머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공위성 관측, 무인 탐사선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NASA는 다시 달에 인류를 보내려 한다. 나아가 달에 사람이 머물 기지를 만들려 한다. 그 거대한 프로젝트의 이름이 '아르테미스'다.

NASA는 원래 올해 연말 유인 탐사선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내년 하반기로 일단 미뤄졌지만 NASA는 이 계획을 위해 지난해 10월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중대한 제안을 했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선에 한국을 콕 짚어서, 그것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위성을 탑재하겠다는 취지다. 엄청난 기회다. 과기부는 당연히 11월 시한에 맞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해가 바뀌자마자 '불참'을 통보했다.

이유는? 70억원가량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위성개발 일정이 촉박하다는 것.

한국은 우주개발에서 절대 후진국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다누리호가 최종 성공했다. 달의 궤도를 도는 무인 탐사선으로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됐다. 장기적으로 달을 향한 착륙선, 달 기지 확보를 위한 탐사를 수행하는 중대한 의미다. 아르테미스 계획과 같은 맥락이다. 예산은 2330억원. 미국과의 협력은 문재인 대통령 재임 당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미 정해졌다.

그럼 누리호는 어떤가. 1톤 이상 실용위성을 자체 기술로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나라. 오직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이다. 수십년간 2조원이 들어간 누리호 개발 사업에서 한국은 마침내 해냈다. 그런데 정부는 미국 NASA와의 그 중대한 아르테미스 계획에 고작 70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세계 몇 안 되는 우주강국이 시일이 촉박하다고 거절했다.

그 상황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다누리호 위성 개발 책임자인 천문연 황정아 박사가 대전 유성구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남 사천 '대한민국 우주산업 클러스터' 출범식에서 "2040년 우주경제 규모가 2조7000억달러(3363조원)"라며 "무한한 기회와 엄청난 시장인 우주를 향해 대한민국도 더 힘차게 도전해야 한다. 2032년 우리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고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는다"고 강조했다. 아니 그러니까 왜 아르테미스 2호 참여를 안 했나.

우주개발은 모든 현대 과학기술의 총아다. 컴퓨팅과 통신기술, 제어공학, 첨단소재, 물리, 천문, 화학, 지질, 생물 등 응용·기초과학 전 분야가 동원된다. 그러니까 왜 사상 최대 폭으로 과학기술 국가 R&D 예산을 삭감했나. 정부가 도대체 설명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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