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① 대한민국은 노사 격변기] 車업계, 내수절벽에 파업까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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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특별기획 ① 대한민국은 노사 격변기] 車업계, 내수절벽에 파업까지 ‘시름’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8.22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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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 한국GM 노조 파업 돌입···르노삼성차도 합의 지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큰 손해···개소세 종료 등 내수절벽 우려↑

[매일일보 김백선·박주선 기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노사 파열음 탓에 대한민국 경제가 시름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항공업계는 물론 금융, 공공부문 등 주요 부문에서도 임금과 구조조정 등을 두고 노사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유례없는 ‘육·해·공 동시파업’이 현실화 된지 오래다.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기간산업 전체가 노사갈등으로 흔들리자 업계에선 국내 ‘재벌 경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하는 한편, 노동조합의 고유 권한이 대내외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車업계, 내수절벽에 파업까지 ‘시름’

② 조선 ‘빅3’, 파업 본격화…긴장감 고조

③ ‘빅2’ 입지 ‘흔들’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사갈등 지속

④ 파업으로 흔들리는 기간산업, 돌파구는 없나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협상에 반발, 여름휴가 이후 매주 2∼3차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임금협상이 열리는 아반떼룸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대내외적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6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로 판매 급감에 따른 ‘내수절벽’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조의 잇단 파업으로 생산차질까지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전년 대비 5.2% 감소한 총 64만5524대를 판매했다. 특히 내수는 12만1144대에 그치며 같은 기간 판매량이 10.5%나 급감했다.

이는 비수기와 정부의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시점이 맞물리면서 차량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상반기 판매를 견인했던 신차효과마저 하반기에는 미미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속에서 쌍용차를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업체들이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협상에 반발, 여름휴가 이후에도 매주 2∼3차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그간 수 십 차례에 걸쳐 임단협을 벌이고, 휴가기간에도 실무진 접촉을 가졌지만,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인상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노조 교섭에서 59세와 60세의 임금을 각각 10% 삭감하는 새로운 ‘임금피크제 확대안’과 ‘임금 1만4400원 인상과 성과급 250% + 일시금 250만원 지급안’을 노조에 제시했지만 모두 거부 당했다.

노사가 임금피크제 확대안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올 임협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12차례 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차량 5만8400여대, 1조3100억여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의 투쟁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최근 조합원총회를 열고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더욱 큰 문제는 기아차 노사관계는 7차 임단협이 최종 결렬된 이후, 재교섭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며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회사 측에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재교섭을 요청하지 않아 협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기아차 또한 정상적인 생산라인 가동이 불투명해졌다. 기아차는 노조 파업의 부분적인 영향으로 K7·니로 등 신차효과에도 불구, 7월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8.7%나 떨어졌다.

신형 말리부 등의 판매 호조로 국내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한국GM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9일 확대간부합동회의와 1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면서 향후 교섭일정과 투쟁계획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타결 시까지 출근선전전이나 총력투쟁결의대회 등 강경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여름휴가 전 가장 먼저 임단협을 타결했던 르노삼성도 올해는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올해 기본급 7만5000원 인상과 SM6 및 QM6 신차 출시 격려금, 임단협 타결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7개 항목 신설과 39개 항목 개정도 주장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종료로 인한 내수 절벽에 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지며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며 “하반기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정책과 신차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여름휴가 전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7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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