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성공적 구조조정에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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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성공적 구조조정에도 ‘울상’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8.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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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내 조선3사 연대파업 위기…RG발급 문제까지 첩첩산중
▲ 현대중공업 조선소 도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흑자를 달성하며 구조조정 효과를 봤지만, 여전히 산재한 불안요소에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22~24일 사흘간 울산 본사에서 회사의 구조조정 추진 등을 이유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총 2676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1785명이 투표했으며, 이 가운데 1710명이 찬성했다.

이번 파업 투표 가결로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20년 만의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 그룹 내 다른 조선 계열사 노조 역시 일찌감치 파업을 실시하고 있거나 파업 준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15일 파업투표를 가결한 뒤 수시로 파업하고 있으며, 지난 24일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도 이달 중순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본격적인 쟁의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주도로 이들 조선3사 노조는 이달 31일 무기한 연대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구조조정 중단, 올해 임단협 타결을 이뤄낼 때까지 연대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것.

이들 노조는 회사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사의 구조조정에 날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중노위가 사측과의 대화가 더 필요하다는 요지로 행정지도를 받으면서, 사실상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31일 연대파업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노조 관계자들은 내달 초 연대 파업을 고려하면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조선사가 심각한 수주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 대비 상반기 수주금액이 20%대에 불과하며, 현대미포조선은 5%뿐이 달성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임단협 타결까지 총파업을 벌인다면 조업에도 타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 신인도에도 좋지 않아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채권은행의 선박 선수금환급보증(RG)발급 거부도 현대중공업을 당황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2000억원 규모의 유조선을 수주했으나 농협은행이 RG발급을 거부하면서 수주하고도 선박 건조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급한대로 농협은행을 배제하고 다른 채권은행들이 순서대로 RG발급을 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농협은행을 빼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올해 상반기 총 8824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조원 이상의 수익을 더 낸 것.

적자를 줄이기 위해 조직·임금 개편 등을 단행하고,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며 효율성 향상에 성공했음에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노사 관계와 수주 불안 등이 거듭되며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조선부문의 수주실적이 저조해 다양한 경영합리화 시도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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