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체면구긴 삼성엔지니어링, 자존심 회복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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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체면구긴 삼성엔지니어링, 자존심 회복 언제쯤?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7.01.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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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1조원대 계약 해지 ‘쇼크’
EPC 방식 미완 ‘오명’ 남아…불확실성 털고 재기발판 모색
삼성엔지니어링 상일동 본사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제공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연초부터 해외수주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 등 거듭된 악재를 만났다. 국내 대표 엔지니어링 3사 중 하나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포스코건설과의 합병으로 이익을 도모 중이고, 현대엔지니어링은 3사 중 가장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해양담수청(SWCC)으로부터 수주한 ‘얀부 발전 및 해수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해지 통보받았다. 2012년 당시 계약금액은 1조6156억원으로 2011년 매출액의 19.9%에 달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에도 삼성물산[028260]과 추진해오던 카자흐스탄 발하슈 지역에 조성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공사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연이은 해외수주 계약 해지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얀부 발전소의 제작방식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설계와 조달, 시공, 시운전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ECP 방식으로, 공사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손을 뗀 오명을 남기게 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2013년 15조6360억원에서 2014년 12조850억원, 2015년 12조43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작년 카자흐스탄 발하슈 프로젝트와 얀부 프로젝트까지 겹치면 수주고가 10조원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재무구조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로 해외사업에서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3년 중동 건설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해 영업손실 1조원을 낸 데 이어 2015년에도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1조2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단행,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유동성 압박은 여전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5년 마이너스를 기록(-6836억원)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말 기준 4381억원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외부 재무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배당금 지급 및 신규투자 등이 가능한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이 늘거나 결제조건이 악화돼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등 운전가금 부담이 늘어난 경우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 규모는 모두 9327억원으로, 전년동기(5896억원) 대비 36.7%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금융권 차입금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자흐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계약 해지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9조7000억원에서 약 8조7000억원으로 급감한 만큼 향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얀부 발전소 계약 해지가 오히려 긍정적이란 의견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계약 이후 발주처의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으로 난항을 겪어 왔다”에서 “마지막 불확실성이 제거돼 수주잔고 감소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원가·공기 준수로 수주경쟁력 확보 △저유가 시대에 걸맞은 사업수행체제 구축 △끊임없는 EPC 경쟁력 혁신 등 세 가지 경영 방침에 따라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올해도 경영환경의 어려움은 계속되겠지만 차별화된 기술과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발주처와의 소통 협력을 강화해 신규 수주경쟁력을 확보하고, 원과와 생산성 혁신을 통해 저성장 저유가 국면에서도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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