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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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7.01.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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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사회부장.

[매일일보] “정치권은 민심을 외면한 채 오로지 대권만을 위해, 대기업들은 소나기만 피하자는 심정으로 제 살기에만 급급하고, 언론은 중립성을 잊은 채 단독 경쟁에만 혈안인 것 같다.”

“이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결말을 짓는 공이 사법 기관으로 넘어갔으니 기다리며 현재 주어진 각자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 

인터넷 커뮤니티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18일 새벽, 법원은 박영수 특검이 벼르고 벼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꽤나 강단 있고 소신 있는 판결로 이름 알려진 조의연 판사인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됐다.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조 판사는 결국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 공간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이번 판결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역시 삼성공화국’ 등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도 있는 가하면, ‘법관으로서 법리를 따져 판결하는 건 당연하다’는 글도 눈에 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이 분열되고 있는 이때, 18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다보스 포럼이 개최 됐다.

이 포럼은 매년 초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으로 세계 각국의 정계·관계·재계의 수뇌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다보스 포럼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을 위한 그들의 만의 리그’란 비판을 사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색(?)다른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세계적인 부호 MS사 빌게이츠 전 회장이 2008년 다보스 포럼에서 연설한 ‘창조적 자본주의’와도 맥이 닿아 있다. 

빌 게이츠가 역설한 ‘창조적 자본주의’는 한마디로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검 수사로 발목이 묶인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을 못한 것이 실로 안타깝다. 이 부회장이 이번 포럼에 참석했다면 좀 더 성숙한 글로벌 기업의 수장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합당한 상속세 등을 내고 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인식을 이 부회장이 여론과 언론을 의식해서 행하기보다 자발적으로 우러나온다면 어느 누구도 그를 비난할 수는 없으리라 본다.

시가총액 400조원 규모의 삼성그룹을 이끌(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60억원 상속 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16억원.

반면 시가총액 3조2천억원 규모의 오뚜기그룹을 이끌고 있는 함영준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 재산 3000억원에 대한 상속세는 1500억원.

함 회장은 5년에 걸쳐 성실 납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부회장은 아직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특검에서도. 여론과 언론에서도 발목을 잡히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같은 처지에 놓인 기업 총수가 이 부회장 뿐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은 상속세 부과는 이중과세라고 항변하지만 함 회장처럼 세습으로 얻어진 부를 사회 환원으로 국민과 소통하며 오피니언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들도 분명 존재한다. 

초불확실성 시대에 선장을 잃고 표류하는 대한민국호의 마지막 버팀목은 경제다.

이마저 무너지기 전에 재계 총수들의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으로 항로를 찾아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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