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주년 맞은 3·1절… “태극기 본래 의미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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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주년 맞은 3·1절… “태극기 본래 의미 되찾자”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7.03.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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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흔들며 朴대통령 탄핵 반대하는 집회 “우리처럼 태극기 들어야 진정한 국민”
“독립과 민주화, 통일의 상징이던 태극기의 의미가 왜곡되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다” 등 우려의 목소리 나와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 일대에서 열린 태극기국민운동 및 구국기도회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3·1절을 맞아 태극기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98주년 3·1절인 1일 거리와 주택가에는 태극기가 펄럭였다. 하지만 속내는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태극기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다.

60대 가정주부 박모씨는 “태극기가 박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사용되면서 고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나라가 독립을 기념하는 날인데 태극기를 걸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태극기가 어느 한 쪽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쓰이는 것 자체가 매우 화가 난다”며 “독립과 민주화, 통일의 상징이던 태극기의 의미가 왜곡되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서울 안중근 의사 기념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태극기는 우리나라의 상징”이라며 “태극기가 분열된 상황에서의 상징으로 쓰이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경미 대변인 논평을 통해 “98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자주독립을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섰고 일제의 총칼에 태극기를 들고 맞섰다”며 “그런데 우리 민족의 자랑이던 그 태극기의 숭고한 의미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거부하는 세력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는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태극기를 몸에 감고 퍼포먼스를 하는가 하면, 태극기를 들고 내란을 선동하고 백색테러까지 조장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3.1절 아침, 유신잔재들의 역습이 벌어지고, 태극기의 정신이 호도되는 작금의 현실에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김경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1919년 3월 1일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저항해 우리 선조들이 당당하게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날”이라며 “일본 정부의 탄압에도 선조들이 꿋꿋이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대통령의 헌법파괴, 불법행위를 감싸려는 일부 극우단체에 악용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엇보다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도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라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60대 남성은 “저 반대편(탄핵찬성)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의 선동에 휘말린 무지한 사람들”이라며 “우리처럼 태극기를 들어야 진정한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 집회를 두고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정규재TV와 인터뷰에서 “왜 그분들이 계속 많이 나오시게 됐는가. 그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된다, 법치를 지켜야 된다, 그런 것 때문에 고생도 무릅쓰고 나오신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그런 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촛불집회’를 두고는 “광우병과 이번 사태, 두 가지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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