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장정체' 국내 화장품 브랜드샵, 플랜B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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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장정체' 국내 화장품 브랜드샵, 플랜B 마련해야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7.07.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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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화장품업계가 H&B스토어 초고속 성장세에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샵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주요 화장품 브랜드샵 8개(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미샤·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에뛰드·아리따움·잇츠스킨)의 신규 매장 수는 374개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해인 2014년 총 478개 매장이 새로 출점한 것에 비해 21.8% 감소한 수치다.

에뛰드하우스(2014년 33개·2015년 39개), 아리따움(2014년 70개·2015년 77개), 잇츠스킨(2014년 35개·38개)만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 또한 점포 정리 통계가 반영되지 않아 늘어난 수치 그대로를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에 관련 업계 일각에선 H&B 스토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올리브영·왓슨스·롭스 같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의 브랜드샵이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폭발적인 추가 매장 확장세를 중단하지 않는 한 화장품 브랜드숍이 돌파구를 찾긴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H&B 시장 규모는 5년 전 3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올해에는 신세계그룹도 가세해 이마트가 영국을 대표하는 H&B 브랜드 ‘부츠’를 선보여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마저도 H&B에도 자사 브랜드를 추가적으로 유통시킬 의사가 있다고도 밝혔다. 적합한 브랜드가 있다면 분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꼽는다. 물론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을 의존한 만큼 많은 영향을 받긴 했지만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 이것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타개할 방책으로 ‘수출 다변화’를 내놓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다. 화장품 업계의 내수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샵은 지금 1만개나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장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하나의 브랜드샵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한 곳에서 다양한 것을 보고 싶어하며 소비자가 직접 찾아보고 여러 브랜드 중에 골라 사겠다는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기존 브랜드샵을 활용해 제2의 올리브영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플랜B를 하루빨리 마련해 내수 시장을 극복하길 바란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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