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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스탠더드오일과 현대차

기사승인 2017.12.07  15: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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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정경부장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기 위한 이른바 ‘반(反)기술탈취’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기관만이 아니라 여당이 당력을 결집한 을지로위원회까지 가세했다.

이는 더 이상 대기업 위주의 성장으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중소벤처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의 피와 땀이 묻은 기술을 보호하지 않고는 이들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기술탈취를 막는데 당정이 힘을 합치는 이유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경제성장은 산업화 과정에서 고착된 한국적 경제체제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다. 또 60년대 산업화 이래 두 세대에 걸친 과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고, 거센 저항이 있을 것은 불문가지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시장경제국가인 미국은 19세기말 독점자본과의 전쟁을 벌인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정권은 경제력 집중과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그동안의 경제성장이 낳은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석유업의 록펠러, 철강업의 카네기, 금융업의 모건, 철도업의 밴더빌트와 굴드 등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를 쥐락펴락 하던 당대의 재벌들이었다.

특히 당시 개혁정책의 핵심이었던 반트러스트법(반독점법)의 상대는 록펠러였다.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은 한때 미국 정유업계의 90%까지 장악했을 정도로 거대한 재벌이었다. 석유의 생산, 운송, 정제, 마케팅 등 전 과정을 쥐고 흔들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약자인 상대방에 대해 인정사정이 없었다. 진로방해, 가격인하 등 갖가지 수법으로 경쟁자들을 망하게 했고, 인수했다. 이 때문에 록펠러는 미국 경제사에서 가장 냉혹한 인물 중 하나라는 오명을 얻었다.

루스벨트 정권은 이런 록펠러를 표적으로 삼았다. 반트러스트법을 적용해 스탠더드오일을 강제로 해체시켰고, 록펠러가 뉴저지에 다른 회사를 세우자 다시 해체시켜 버렸다.

반기술탈취 전쟁에서 현 정권은 현대차를 표적으로 삼은 듯하다. 을지로위원회에서는 현대차의 기술탈취 사례가 가장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술탈취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트러스트 개혁과 한국에서의 기술탈취 문제를 동일한 수준에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두 나라의 경제사에서 반드시 해결해야할 시대적 과제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송병형 기자 byhysong@nate.com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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