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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당은 '강철비'를 야당은 '1987'을 보라

기사승인 2018.01.11  14: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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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정치권에서 영화를 토대로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행히 1차 남북 고위급 회담이 끝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게 되면서 잠시 휴전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말이다.

현재 영화관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민주항쟁까지 격동의 1987년을 담아낸 영화 '1987'과 북한 내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남한이 북한 핵을 나눠 갖게 되어 남북이 안보균형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강철비'가 상영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영화 1987을 단체로 관람하면서 빠른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당 주요 인사들이 멀리는 '전두환 독재정권'과, 가까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패와 싸워왔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상기시키는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보수층을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에서는 강철비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안보관을 꼬집고, 남한의 핵무장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 내 한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철비 시사회를 언급하며 "시민들이 강철비를 보고 현재 남북대치 상황을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핵무장 필요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의도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드는 의문이 있다. 전세계 유일 휴전국가인 우리에게 북한 핵의 위험성과 남한의 핵무장 필요성은 이른바 보수진영에게만 중요한 문제일까? 또 30년 전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항해 개헌을 이루어 내는데 있어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사망사건은 진보진영만의 관심사일까?

이번 정권 들어 유독 좌파와 우파를 단순히 '분배, 평등, 운동권 vs 안보, 남한 핵무장'으로 나누는 논리가 유행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정치색이 짙고 진영논리가 잘 먹히는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진영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영논리는 시민들이 이간질에 쉽게 휘말리고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게 만든다. 그에 따른 결과가 '문빠(문재인빠)'나 '코리아패싱'(한반도와 관련된 국제 이슈에서 한국이 소외된 채 주변국끼리만 논의가 진행되는 현상으로 보수측에서 주장) 아닐까 싶다. 진영 논리는 역사적으로도 시민들이 정치를 감성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왔다.

북핵과 관련된 안보, 우리나라의 근간을 바꾸는 개헌만큼은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진행되기를 바란다. 진영논리를 벗어나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국당은 '1987'을, 민주당은 '강철비'를 관람해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했으면 좋겠다.

박규리 기자 love9361@m-i.kr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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