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표는 옛말? 호남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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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표는 옛말? 호남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2.18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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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지지 민주당 vs 바른미래·민평당 존립기반 승부수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설 명절 직전 바른미래당의 창당으로 신(新)4당체제가 완성되면서 호남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올 6월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3당이 ‘적통경쟁’을 벌이면서 호남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옛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으로 각각 분당하면서 호남을 두고 3강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높은 정당율을 보이고 있고, 민평당은 현역의원 14명 전원이 호남권 3개 지방자치단체(광주·전남·전북)으로 구성됐다, 바른미래당 역시 분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의 국회의원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 중에서도 호남 출신이 적지 않다. 이에 호남권 지방선거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높은 정당 지지도에 힘입은 민주당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바른미래당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지, 최다의석 민평당이 지역정당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압도적 지지세…대선 이후 지지율 급등

“무슨 고민을 해, 당연히 무조건 민주당이지라. 안철수든 박지원이든 민주당이여.”

현재 호남 국회의원 절반은 민주평화당 소속이지만,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압도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대세”라며 호남 민심을 전했다. 현재 호남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 역시 매우 높은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조사(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5.2%, 기타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5일 공개한 정당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56.7%로 바른미래당(8.2%)과 민평당(9.0%)을 모두 앞서고 있다. 심지어 바른미래당의 호남 지지율은 자유한국당(9.8%)과 민평당에도 뒤졌다.

민주당의 높은 정당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과 연동돼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같은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광주‧전라지역 국정수행 지지율이 85%에 달했기 때문. 즉 지난 4월 총선 당시 국민의당을 이기지 못했던 민주당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힘입어 함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승세를 기반으로 민주당은 전남지사, 광주시장, 전북지사 등의 선거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민주당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전남지사 선거다. 전남지사 선거는 각 당의 후보군들이 조기에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 이개호 의원 역시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당에서는 출마를 만류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지사 출마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전남지사 선거에서 초미의 관심으로 부상했다. 현재 당에서는 이 의원 외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노관규 전 순천시장, 장만채 교육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군에는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직을 사퇴하며 광주시장 선거에 뛰어들었고, 윤장현 현 광주시장은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 외에도 양향자 최고위원, 강기정 전 의원, 이병훈 동남을지역위원장 등이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호남 선거, 바른미래·민평당 존립 기반 좌우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현재 정당 지지율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관전 포인트는 여권의 압도적 상승세 속에서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이 얼마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느냐다.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은 초반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 서로 ‘우위’를 자신하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 민평당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방선거를 앞둔 호남의 민심이 민주당과 민평당의 일대일 구도로 재편되기 시작했다"며 "바른미래당은 호남에서 지지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YTN 라디오에 나와 "민평당이 (호남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면 소멸된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현재까지는 민평당이 바른미래당을 앞서고 있는 모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1005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신(新) 5당 체제 하에서 민평당은 광주·전라에서 13%, 바른미래당은 1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다만 지역정가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지지층이 호남에 밀집돼 있어 지역에서는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를 ‘맏사위’라고 부르는 지지층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호남 정신’을 주창하는 민평당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도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번 6월 호남지역 지방선거 결과로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의 존립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호남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면 민주당과 경쟁구도를 이어갈 수 있고, ‘중도정당’으로서 전국정당으로 단숨에 부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민평당 역시 호남권 원내 1당임에도 불구하고 조직기반이 민주당에 비해 약하고, 캐스팅보트를 자처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차별화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한다면 민주당으로 흡수‧통합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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