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 시장①] 주택시장, ‘변수’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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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부동산 시장①] 주택시장, ‘변수’에 주목하라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8.02.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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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최대 변수…다주택자 움직임 ‘관건’
재건축 규제·보유세 인상도 관심…하반기, 하방 압력 확대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설 명절과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부동산 시장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설 이후로 미뤘고, 매도-매수자들도 연휴 이후 시장을 지켜보며 매매 시기를 늦췄다. 설 이후 주택시장에는 초대형 이슈가 줄줄이 대기 중으로, 이들 변수에 따라 시장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9% 올랐다.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낮아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도 다소 약해졌다.

서울 일부 지역의 고가 아파트에서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설 연휴를 앞두고는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으로, 연휴 이후부터 지방선거가 시작되는 6월 이전 시장 흐름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 단지 부담금·양도세 중과 시행 ‘부담’

정부는 강남 재건축 시장을 집값 상승의 진앙지로 보고 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연한 강화 검토 등 카드를 가지고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5월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공개될 예정으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단기적으로 출렁거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는 물론 지난해까지 인가 신청을 마친 곳도 서류·절차상 하자가 있을 경우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반려하고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재건축 추진 단지별로 수억원에서 최대 10억원의 부담금이 부과돼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작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13개 단지 중 몇 곳이라도 부담금이 부과된다면 재건축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사업을 추진하려는 다른 재건축 단지의 투자심리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매도-매수자가 관망하는 ‘눈치보기’ 장세 속에 4월부터 시행되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출현하며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은 상당수 정리됐지만 매도 또는 임대사업자 등록 여부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은 아직 남아있다”며 “잔금 날짜를 3월 말까지 앞당기는 조건으로 막바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4월 이후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와 같은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서울이나 과천, 성남(분당) 등은 주택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매물 부족에 따른 호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입주물량 증가…과잉 공급에 역전세난 ‘우려’

부동산 시장은 강남을 겨냥한 정부의 ‘핀셋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기지역과 그 외 비인기지역 격차가 심화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설 이후에도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늘면서 경기 남부와 경북·경남·충북 등지에선 과잉 공급으로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시기에 맞물려 대규모 입주 물량이 풀리는 점은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물량이 몰려 있는 지역에선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 이사 철에도 안정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와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은 편”이라며 “이사 갈 집이 많아지니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주택시장은 현재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며 “정부는 강남 재건축 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침체한 지방 시장을 살피지 않는다면 지방 주택시장은 대폭락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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