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 '김영철' 방남 철회 요구 vs 민주-민평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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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른 '김영철' 방남 철회 요구 vs 민주-민평 "내로남불"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2.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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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영철은 극악무도한 자, 대한민국을 공격한 전범"
바른미래당, 정부에 '방남 결정 철회' 공식 요구...미묘한 온도차도
민주당 "한국당, 과거 김 부위원장 참여 남북 군사회담 독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하는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은 안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파견키로 한 것에 대해 야당이 23일 방남 철회 요구 및 청와대 항의방문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70여 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의 주범 김영철의 방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 후 해당 결의문을 정무수석실 소속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에게 전달했다.

한국당은 결의문에서 "대한민국 적화통일에 앞장서 온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주도한 원흉이고,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제재대상"이라며 "저잣거리에 목을 내걸어도 모자랄 판에 머리를 조아리고 석고대죄하기는커녕 눈 하나 깜짝 않는 김영철은 두 팔을 벌려 맞아들일 대상이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굳이 김영철을 받아들인다면 먼저 북핵 폐기를 약속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핵 폐기를 약속받았다는 사실을 전 국민에 먼저 발표하고 김영철을 맞아들이라"며 "아무리 북한에 목을 매고, 이판사판 막가는 정권이라도 해도 받아들일 것이 있고,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해져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의 지도부인 박주선 공동대표와 유승민 공동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고 규정하면서 한 목소리로 문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김영철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국민은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왜 하필 김영철이냐'고 북한에 대표단 교체를 요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문 정부가 북한에 김 부위원장 파견 재고 요청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전날 논평을 통해 김 부원장의 방문에 우려를 표시한 것에 이어 비판의 강도를 한 차례 끌어올린 것이다.

다만 두 공동대표는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미묘한 온도차를 노출했다. 유 공동대표는 김영철 방남 반대를 위한 저항운동 즉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제안했지만, 박 공동대표는 운신의 폭이 좁은 정부 입장을 인정하면서 '북한 비핵화 원칙' 고수를 주문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부위원장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대해 "안보를 정쟁에 악용하는 것"이라며 역공을 폈다. 특히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김 부위원장이 참여하는 남북 군사회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면서 "내로남불식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 김 부위원장이 북측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대화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는 상황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대화조차 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은 계속해서 깊어 질 수밖에 없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자기 나라 잔치에 재 뿌리는 행동을 즉각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자신들이 높게 평가했던 김영철과, 지금 거품 물고 막는 김영철이 어떤 차이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민주평화당도 박 부위원장의 방남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민주당 편을 들었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서 "한국당이 천안함 폭침 배후라는 이유를 들어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 시절 군사회담 파트너로 접촉했던 사실로 볼 때 평화를 체질적으로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평화는 지켜져야 한다. 평화보다 위대한 정치는 없다"며 "정부는 북-미 간 대화성사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 특히 평화알레르기 치유에 대한 충분한 노력을 다하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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