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마저 손사래, 안철수도 주저...서울시장 여당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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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마저 손사래, 안철수도 주저...서울시장 여당 독주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3.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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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공식 출마선언에 민주당 3파전...이석연은 "홍준표 요청 수용못해 송구"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복귀에 대한 소회와 지방선거 전략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홍준표 대표의 제안을 고사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언급을 자제하는 등 결단을 미루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미투 운동'에 직격탄을 맞으며 주춤했던 여당의 서울시장 경선에는 박영선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경쟁에 가세, 다시 당내 경선에 불이 붙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공식 가세...박원순, 우상호와 3파전

박 의원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꿈이름학교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서울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사람,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자연과 경제, 문화가 숨 쉬는 미래 서울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며 공식으로 출마선언을 했다. 우상호 의원에 이은 두 번째다. 

박 의원은 "변화와 혁신에 실패한 서울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새로움이 넘쳐나던 서울은 낡은 도시로 변하고 있다"며 박 시장을 겨냥했다. 또 "고인 물은 썩고 흐르지 않는 강에 생명은 살 수 없다"고도 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구도는 박 시장과 박 의원, 우 의원 등 세 후보로 압축됐다. 애초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는 세 사람 외에 민병두·전현희 의원과 복당을 신청한 정봉주 전 의원 등 6명이 출마를 준비했으나 민 의원은 최근 성추행 의혹을 받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 경선에서 물러났다. 전 의원은 '강남벨트'의 정치적 구심점을 지키겠다며 지난 8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원순, 시장공백 최소화 4월중 출마선언 전망

한편 박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기한 전까지 시정에 전념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으로 오는 4월 중순 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는 20일 김종욱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 공무원 일부가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사퇴를 예정해 놓고 있어 그의 서울시장 출마는 사실상 기정사실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의 선거 캠프는 지난 2011년 선거대책본부를 꾸렸던 종로구 안국빌딩에 이르면 이번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정식 개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 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그의 복당을 반기지 않는 기류가 역력해 그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당은 이미 정 전 의원의 복당을 놓고 지난 16일 중앙당 자격심사위원회를 개최, 오는 19일 복당여부가 공개되지만 당내에서는 미투 운동 사회분위기 등을 고려해 그의 복당을 허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당 후보 부상 이석연 "지식인 노릇 어렵다" 고사

한국당에서는 참여연대 시민운동가 출신 박 시장의 대항마로 경실련 출신이자 뉴라이트 운동가인 이 전 처장을 회심의 카드로 준비했지만 본인의 고사로 다시금 후보난에 빠졌다.

이 전 처장은 이날 홍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서울시장 출마 요청 건과 관련해 제가 지금까지 견지해 온 삶에 충실하기로 했다. 대표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 점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혹시 이번 일로 대표님과 당에 누가 됐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지식인 노릇을 하기 참으로 어렵구나)이라는 매천 황현 선생의 외침이 뇌리를 스치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 안철수 "당분간 인재 영입에 집중" 출마 언급 없어

국민의당과 바른당의 통합 이후 지지율이 흘러내리는 양상에 부딪힌 바른미래당은 우선 안 전 대표를 전날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며 그의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위한 당 차원의 준비를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의 후보 추천 기준을 설명하기 위해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은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를 묻는 기자에 "당분간 인재 영입 결과 보여주고 열심히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서울 마포구의 ‘싱크탱크 미래’ 사무실에서 옛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과 선거 캠프 운영 및 전략 논의를 위한 비공개 회의를 수시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는 부담이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이후 보수당으로 분류되어 한국당과의 '묵시적 야권연대' 등이 없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유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오고, 안 전 대표가 대구나 부산시장에 출마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보수 색채가 강한 유 공동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안 전 대표는 보수색깔이 강한 부산시장에 출마하는게 더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 대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도 "대구 출마는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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