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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리, 인혁당 사형수 다큐멘터리 만화집 '그해 봄' 출간

기사승인 2018.04.17  07: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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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사상 암흑의 날, 4월 9일 인혁당 사건을 기록하다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평화 발자국 21번째 책으로 인혁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만화 <그해 봄>이 출간됐다.

어느 날 불쑥 우리에게 또다시 찾아왔던 ‘유신’의 ‘추억’을 직시하며, 만화가 박건웅은 ‘사법사상 암흑의 날’인 그해 4월 9일의 기록을 8명의 인혁당 사형수 유가족들과 선후배 동지들의 생생한 증언을 재구성해 흑백만화로 되살려 냈다.

책은 30년 넘게 ‘간첩’과 ‘빨갱이’라는 낙인 속에 살아온 사형수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7 다양성만화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

한국현대사의 비극, 1975년 4월 9일을 최초로 기록하다

<그해 봄>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인 인혁당 사건을 이야기한다. 박정희 유신 독재 권력이 평범한 시민을 간첩으로 몰아 하루아침에 사형을 시킨 인혁당 사건은 사형 선고 18시간 뒤에 사형을 집행해버린 사건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국제법학자협회는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했고, 엠네스티에서는 사형 집행에 대한 항의 서한을 한국 정부에 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혁당 사건을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8명의 사형수 가운데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거나, 한국근현대사 책에서 인혁당 사건을 짤막하게 다룰 뿐이었다. <그해 봄>은 처음으로 인혁당 사건과 사형수 8명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 낸 다큐멘터리 만화이다.

인혁당 사형수 유가족들과 선후배 동지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그려 내다

우홍선,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이수병, 도예종, 여정남, 서도원.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인혁당 사형수 8명이 저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유가족들과 선후배 동지들의 생생한 증언을 재구성해 그들의 삶을 흑백만화로 보여 준다.

8명의 사형수들이 누군가의 아버지로, 남편으로, 아들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왔던 모습이 <그해 봄>으로 되살아났다.
사형수들이 억울한 혐의를 쓰고 감옥에 갇혀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시간을 그대로 재연했고, 남겨진 유가족들의 상처도 함께 담았다. 유가족들은 사형 집행 후에도 수십 년 넘게 국가 기관으로부터 집요하게 감시를 당해 평범한 일상도 유지할 수 없었다.

자녀들은 어린 시절 동네 이웃이나 학교 선생님, 반 친구들에게 ‘간첩’, ‘빨갱이’로 낙인 찍혀 손가락질 당했던 기억을 담담히 증언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생계를 유지하며, 남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애써 온 부인들의 구명 활동은 눈물겹다. 이같은 유가족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사형 집행 32년 만인 2007년에 사법부는 인혁당 사건 재판 과정이 위법하고 부당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무죄 판결을 내린다.

박건웅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국가 권력의 피해자와 가해자 외에 수많은 침묵하는 방관자들이, 불의에 눈감고 정의에 항거했던 바로 우리들이 아니었을까" 고백한다. 작가는 다큐멘터리 만화 <그해 봄>을 통해 더 이상 침묵하는 방관자로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인혁당 사건 1974년 유신 반대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박정희 정권은 또다시 폭력적인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 민청학련 관계자와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 1,024명을 연행해 조사하고, 253명을 긴급조치 4호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예비음모, 내란선동 따위 죄명으로 비상보통 군법회의에 기소했다.

군법회의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과 학생들을 구분해 재판을 진행했고, 공판조서를 조작하기도 했다. 1차 인혁당 사건 때처럼 고문수사가 들통나지 않도록 변호사들의 접견은 철저히 통제된 상태에서 진행했고, 가족들의 면회는 사형 직전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1975년 4월 8일 대법원은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8명의 사형을 확정했다. 다음 날인 4월 9일, 도예종을 비롯한 8명의 열사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재심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반인권적인 사형이 집행된 현대사의 비극이자 사법살인으로 기록됐다.

김종혁 기자 kjh@m-i.kr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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