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3번 4번 갱도도 폭파...미래핵 폐기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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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풍계리 3번 4번 갱도도 폭파...미래핵 폐기 상징성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5.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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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번 갱도順 '연쇄 폭파'로 폐기
북한은 오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연쇄폐쇄했다. 그래픽=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북한은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한국과 미국 등 5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께까지 핵실험장을 2->4->3갱도 순으로 폭파하고, 막사,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관측소, 생활건물 본부 등도 연쇄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기를 진행했다.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폭파에 앞서 북한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사전 브리핑을 했고 현장에서는 2번 갱도 오른쪽 약 200m 거리에서 군인 4명이 폭파 준비를 진행했다. 

행사를 참관한 영국 스카이뉴스의 아시아 특파원 톰 체셔는 "우리는 산으로 올라가 500m 떨어진 거리에서 폭파를 지켜봤다"면서 "그들은 셋, 둘, 하나 카운트다운을 했다. 큰 폭발이 있었고,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지와 열기가 밀려왔고, 대단히 큰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2번 갱도는 북한의 지난 2∼6차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심 시설로 꼽힌다.

취재진에 따르면 폭발 이후 핵실험장을 둘러싼 해발 2205m 만탑산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갱도 입구에서 흙과 부서진 바위들이 쏟아져 나왔고 갱도 입구에서 첫 폭음이 들린 뒤 더 깊은 곳에서 두 번가량 폭발음이 추가로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번 갱도 폭발 약 3시간 후인 오후 2시 14분께 4번 갱도와 단야장을 폭파했고 2시 45분에는 생활건물 본부 등 5곳을 폭파했으며, 4시 2분께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3번 갱도는 지난 2012년 3월 굴착 완료 후 현재까지 유지·관리중이었으며, 4번 갱도는 굴착을 잠시 중단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재개해 활용가능한 곳이었다. 이에 따라 3번, 4번 갱도의 폭파는 '미래핵' 폐기라는 의미를 갖는다.

핵 폐기 행사의 마지막으로 북한은 오후 4시 17분께 남은 2개 동 막사(군건물)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갱도 입구를 중심으로 파괴했는지 아니면 갱도 내부를 완전히 파괴했는지 등 구체적인 폭파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제조치는 비핵화 조치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모두 6번의 북한 핵실험이 이곳에서 치러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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