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취항 10주년에 숨죽인 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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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취항 10주년에 숨죽인 진에어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5.27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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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올해로 취항 10주년을 맞았지만, 바짝 숨죽인 모양새다. 회사의 항공 면허가 자칫 취소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재직 여부를 놓고 면허 취소를 검토 중이다.

현행 항공법에서 외국인은 항공운송사업자의 등기 임원이 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항공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그러나 조현민 전 전무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미국 국적으로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 면허 결격 사유가 된다고 보고 법무 법인 세 곳에 법리 검토를 의뢰한 상태다. 만약, 법리 검토 의견이 면허 취소 쪽으로 기울면 진에어에 대한 청문 절차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진에어는 안전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9월, 여객기의 중대한 엔진 결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 없이 운항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진에어 측은 “시운전 결과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운항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국토부는 진에어가 문제를 발견하고도 연료 밸브의 부품을 교체하지 않는 등 항공기 운영 지침 중 6가지를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며, 조만간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덕분에(?) 회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음에도 웃지 못했다. 진에어는 1분기 매출 2798억2000만원, 영업이익 531억35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3%, 55.8%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에서는 국내 LCC 맏형 격인 제주항공을 제치고 업계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은 빛바랜 성적표로 전락했다.

이에 진에어는 오는 7월 17일 열리는 취항 10주년 기념행사도 최대한 조용히 치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주년을 기념해 새로 공개될 회사의 유니폼도 전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진에어 객실승무원들의 반발로 유니폼 변경 작업이 잠정 연기된 상태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진에어의 10년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지 여부는 국토부에 달렸다. 뒤늦게 진에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감사에 나선 국토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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