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vs 친박 정면 충돌...한국당 '대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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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vs 친박 정면 충돌...한국당 '대혼돈' 속으로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6.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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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메모 두고 친박-비박 격론 계파 간 갈등 심화 / 중진들, 김성태 권한대행 사퇴 요구 쇄신안 공전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얼마 전 언론에 노출된 자신의 메모와 관련해 공개발언을 하려 하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제지하고 있다. 박 의원의 노출된 메모에는 당내 계파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글이 적혀있어 파문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21일 박성중 의원 '메모 파동'과 김성태 당대표권한대행이 내놓은 '중앙당 해체'를 놓고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계파갈등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혀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는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무릎까지 꿇은 첫 번째 의원총회 이후 열린 두 번째 의원총회였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지난 19일 카메라에 포착된 박 의원의 메모와 관련해 전면 충돌하면서 대혼란을 연출했다.

앞서 지난 19일 초선 의원 모임 당시 카메라에 찍힌 박 의원의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 계파 싸움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혀있어 친박계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날 박 의원은 자신의 메모로 인한 계파간 갈등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발언권을 신청해 "'친박들이 당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당권을 잡으면 우리(복당파)를 칠 것이다'라는 한 모임 참석자들의 우려를 간단히 메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박 의원은 공개 발언을 통해 메모 사건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했지만 갈등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지도부가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야 발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의원의 해명에도 당장 메모에 이름이 거론된 의원들, 즉 친박계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이완영 의원은 "박 의원의 메모 논란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공개 의총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계 반발이 심한가'라는 질문에 이 의원은 "심할 수밖에 없다.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메모에 이름이 거론된 이장우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친박과 비박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도 "박 의원이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 권한대행이 혁신안으로 내놓은 '중앙당 해체' 쇄신안과 '당혁신비대위 창설'과 관련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총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앞서 제가 밝힌 '중앙당 해체, 혁신 비대위 구성 및 전권 부여' 등의 쇄신안은 권한대행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밑그림이다. 디테일한 쇄신 작업은 혁신 비대위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당내 자신과 관련된 '월권'과 '절차적 부당성' 불만에 대해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권한대행은 인적청산과 관련해선 "저 자신부터 수술대에 제일 먼저 눕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몇몇 중진들은 김 권한대행에게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했고,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김 대행에게 항의하면서 한국당은 이날 '중앙당 해체'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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