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미래 대비 초고도화 설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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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미래 대비 초고도화 설비 박차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8.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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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선박연료 규제·중국 정유 고도화 작업 대응책
국내 정유사, 2020년까지 3조5000억원 투자 계획
현대오일뱅크 SDA공정 전경 사진.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매일일보 백서원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설비 비중 확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정유사들의 움직임은 우선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함유량 규제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IMO 규제에 따라 운항 선박의 연료유에 함유된 황산화물(SOx) 규제는 현재 3.5% 이하에서 2020년부터는 0.5% 이하로 강화된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는 고유황유에서 황 성분을 걸러내는 고도화설비 투자로 저유황유 수요 증가를 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정유산업의 고도화 작업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중국의 정제 기술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제품 수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정유사들도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고도화시설에 대한 투자가 갖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국내 정유사들은 2020년까지 정유설비 고도화와 친환경 설비 투자에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석유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고도화설비의 비중을 현재의 25%에서 미국(57%), 독일(41%), 영국(40%) 등의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총 8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중 2400억 원이 투자된 SDA (Solvent De-Asphalting, 일산 8만 배럴) 공정을 최근 완공했다.

SDA는 잔사유에 프로판,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한 후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한다. 현대오일뱅크는 DAO를 고도화 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릴 방침이다.

이달부터는 연인원 20만 명을 투입해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 마무리작업도 진행한다. 다음 달 중순까지 증설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은 56만 배럴에서 65만 배럴로, 고도화설비 용량은 하루 16만5000 배럴에서 21만1000 배럴까지 늘어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40.6%까지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 중 40%대 고도화율을 달성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최초다.

IMO의 선박연료 규제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고유황 중질유 생산비중은 2%에 불과하다. 여기에 SDA 및 고도화설비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경질유 생산을 더 늘릴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은 고도화설비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 & ODC) 프로젝트로 회사는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하반기 상업 가동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20%대 초반 고도화율이 3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은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1조원을 투입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설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역시 글로벌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고유황 연료유인 감압 잔사유를 저유황 연료유, 디젤 등 고부가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로 2020년 7월 완공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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