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마지막날] 南정상 사상 첫 백두산 등정 "백두서 해맞이 한라서 통일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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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마지막날] 南정상 사상 첫 백두산 등정 "백두서 해맞이 한라서 통일맞이"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9.2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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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3일차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마르지 않는 이 천지 물에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습니다."(김정은 위원장)..."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문재인 대통령)..."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습니다."(리설주 여사)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리설주 여사)..."한라산 물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겁니다."(김정숙 여사)

백두에서 한라까지, 핵무기가 사라진 평화롭고 통일된 삼천리 금수강산이 우리 민족 전체의 삶의 터전이 될 날은 언제쯤 올까. 이번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역사적 회담의 주역인 문재인 대통령이 산증인이다. 2박 3일 방북 일정의 마지막날인 20일 백두산 장군봉에 오른 문 대통령은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백두산 최고봉에 오르고 천지 호반을 산책했다.

동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백두산은 남다르다. '백두혈통'이란 말은 김일성 일가 정통성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 이번에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말로 화답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5.1경기장에 모인 15만명의 북한 대중 앞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면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 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반도를 상징하는 북한의 대표 산에 문 대통령이 오르면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등반도 기대를 모은다. 문 대통령이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한라산 등반으로) 답해야겠다"고 하자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을 이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뒤를 이어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장군봉에 이어 천지로 내려와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 문 대통령이 오른팔로 김 위원장의 왼팔을 번쩍 들어올리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통일강국을 일으켜 세울 결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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