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마지막날] 천지서 남북 정상 손에 백두-한라 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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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마지막날] 천지서 남북 정상 손에 백두-한라 합수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9.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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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에서만 천지 내려갈 수 있어" 남북 정상 호반 산책 / 김정은 위원장 방남시 한라산 등정 가능성 화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2박 3일간에 걸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일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백두산 트래킹으로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호반에서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생수병에 담아온 제주 한라산의 물 일부를 천지에 뿌리고, 백두산 천지의 물을 담아 남북의 물을 직접 합치기도 했다.

20일 오전 6시 39분께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백두산을 향해 출발했다.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는 약 390km 떨어진 양강도 삼지연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기인 공군 2호기에 탑승했다. 같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비해 기체가 작고 장거리 이동에 사용할 수 없는 2호기는 주로 국내용으로 사용된다. 2호기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3월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의 방북시에도 사용됐다.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은 삼지연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을 더 가야 도착한다. 오전 9시 33분께 장군봉에 도착한 두 정상은 백두산의 중국과 북한 국경, 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때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장군봉이 천지를 가장 잘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사진촬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대통령님 모시고 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두 정상 부부는 4인용 케이블카에 함께 탑승해, 오전 10시 20분께 천지에 도착했다. 이날 백두산 날씨가 영하 2도에서 영상 20도 사이로 쌀쌀하게 예보된 데 따라 이들은 대부분 긴급 공수한 겉옷을 입고 천지에 올랐다.

천지로 내려간 문 대통령 부부는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했다. 이때 눈에 띈 것은 김 여사가 손에 들고 있는 500ml 생수병이었다. 앞서 장군봉에서 김 여사는 생수병을 꺼내며 “한라산 물을 갖고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천지로 내려가 물병의 일부를 뿌리고 천지물을 함께 담았다. 김 여사가 백두산 천지물을 뜨는 동안 리설주 여사가 옷깃을 잡아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백두산 산행이후, 삼지연공항에서 오후 3시 30분경 바로 성남공항으로 출발해 2박3일간의 평양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한라산 등정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이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하는 등 백두산 일정에서 주요 화두로 한라산 등정이 오르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양국 정상의 백두산 방문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열풍에 이은 ‘백두산 관광시대’가 열릴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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