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 뒷이야기] 金위원장, 서울서 태극기부대 감수 의사...文대통령, 뉴욕행만 아니면 백두산서 1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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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회담 뒷이야기] 金위원장, 서울서 태극기부대 감수 의사...文대통령, 뉴욕행만 아니면 백두산서 1박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9.21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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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1부부장, 판문점회담 직전 해산
평양남북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김나현 기자] 평양정상회담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서울 귀환 하루만인 21일 공개된 이야기 중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 답방시 태극기부대의 반대를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과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행 외교일정만 없었다면 백두산 삼지연 초대소(숙박시설)에서 1박을 했을 거라는 내용이다. 이밖에 김 위원장 내외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이야기들도 주목된다. 단순한 가십거리를 넘어 북한의 변화가 리더십의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날 방북 수행인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식사 자리에서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 "많은 사람들이 답방을 가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가겠다. 태극기부대 반대하는 것 조금 있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를 전하며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사석에서도 약속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판문점회담 직전 아이를 출산한 사실도 전했다.

같은 당 정동영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표의 방북단 불참에 북측 실세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유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김 부장이 "속 좁게 그러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태극기부대의 반대시위도 감수하겠다는 김 위원장, 들러리가 싫어 평양행을 거부한 야당 대표들. 남북 체제 특성상 묘하게 대조되는 이야기다.

한편 남북 정상 내외를 밀착 수행하며 꼼꼼히 메모했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마지막 날 백두산에서의 비화를 공개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북한이 하루 더 묵어가라고 제안하며 삼지연 초대소를 비워뒀지만 문 대통령의 외교일정상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종전선언을 이끌어내야 하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이 발표 직전 확정됐으며, 19일밤 능라도 5.1경기장에서의 집단체조 공연 내용이 문 대통령을 배려해 70%나 수정됐다는 이야기도 김 대변인은 전했다. 체제선전 부분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또 백두산 천지 일정 중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손하트' 모양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손하트 모양을 김 위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물어 배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배우면서 김 위원장이 "나는 이게 모양이 잘 안나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고 한다. 리 여사와 관련, 김 대변인은 백두산에서 내려와 삼지연 초대소 다리에서 남북 정상이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리 여사가 "도보다리 건너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 그때 너무 멋있었다"고 말한 사실도 전했다.

이밖에 다른 방북수행인사를 통해서도 여러가지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백두산 등정이 청와대의 설명과는 달리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한 이벤트였다는 등의 비판도 일각서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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