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 "ESS특례할인 주요기업들, 전기요금 혜택 막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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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국감] "ESS특례할인 주요기업들, 전기요금 혜택 막대해"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10.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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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520억원 전기요금 혜택

[매일일보 백서원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한 사업자들이 ESS 특례할인으로 최근 3년간 52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ESS특례제도의 이중혜택에 국민 부담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ESS를 설치한 기업 319곳이 특례할인제도를 통해 총 519억3760만원의 전기요금 할인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SS특례제도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큰 ESS장치의 보급확대와 ICT 기반의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특례대상은 계절·시간별 차등요금이 적용되는 일반용, 산업용, 교육용 전기요금 사용자 중 ESS를 설치한 사업자다. 사실상 자본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대형법인들이 해당된다.

요금 특례내용을 살펴보면 경부하시간대 ESS를 충전하는 전력량만큼의 전력량요금 할인과 ESS에 충전한 전력을 최대부하시간대 방전한 양만큼의 기본요금에 할인이 이뤄진다. 많은 대기업이 경부하시간대의 값싼 전기로 ESS를 충전하고 있다. 또 비싼 전기가 공급되는 최대수요시간에는 ESS에 저장해놓은 전력을 사용해 이중혜택을 받는 셈이다.

ESS특례할인을 받는 기업들의 수와 할인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5년 ESS설치에 따른 특례할인 사업장은 6곳에 불과했고 할인금액은 23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6년 특례할인 대상지는 55곳 늘어 할인액은 12억145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20곳 추가로 150억6820만원, 올해 5월까지는 138곳이 신규추가돼 356억3110만원으로 할인규모가 급증했다. 설치 기업수는 3년 사이에 23배 가량 급증했고 할인액도 15배 가량 많아졌다.

이 기간 동안 ESS특례할인 대상기업들이 경부하시간에 충전한 전력량은 151.53GWh로, 방전한 전력량은 106.60GWh로 나타났다. 충전 전력량 기준 4인가구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을 350kWh(킬로와트시)로 가정하면 약 43만3000가구가 1달간 사용하는 전력량에 달하는 규모다.

이 의원은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도 ESS특례할인을 받는 기업의 수가 급증하고 그만큼 국민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례할인이 우선적으로 2020년까지 운영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특례할인을 적용받는 기업들에 대한 할인액만 1000억원을 넘어갈 전망이다. 새로 ESS를 설치하고 특례할인을 받기 시작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것을 고려하면 할인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 의원은 “기업들이 ESS를 설치하고 경부하시간대 전력사용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경부하시간에도 첨두부하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전력구입비용의 토대가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한전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기업들의 ESS충전 등으로 한전의 전력도매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ESS특례할인은 일종의 약정이기 때문에 이를 변경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의원은 “산업용 경부하요금에 대한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기업들만 쓰는 ESS 때문에 ESS를 설치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애꿎은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게 되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ESS특례할인이 이중혜택으로 작용하는 구조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ESS 기술발전과 보급확대라는 정책적 방향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은 ESS특례제도로는 일부 대기업의 비용절감과 국민부담 가중 수단에 그쳐 당초의 정책취지까지 훼손된다”면서 “정부는 충전량이나 방전량 중 한 가지에만 할인을 적용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운영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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