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부실 청문회 못하겠다” 조 후보자 입도 떼지 못하고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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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부실 청문회 못하겠다” 조 후보자 입도 떼지 못하고 파행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10.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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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양심상 부실 청문회 못하겠다"며 시작 20분만에 정회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이 청문회장을 떠나 홀로 앉아 있다. 조 후보자의 청문회는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 간 설전이 벌어지며 예정된 시간에 시작하지 못하고 청문회 건을 다루는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도 정회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23일 열린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자료제출 미비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충돌하면서 시작한지 20분만에 파행됐다가 다시 재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사청문회가 자료제출 미비를 이유로 시작도 못하고 중단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본인에게 불리한 자료 제출을 고의로 거부해 청문회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고, 여당은 '후보자가 입도 떼기도 전에 정회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일단 시작하자는 입장이었으나 격론 끝에 결국 정회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야당 청문 위원들 사이에서 "도저히 못하겠다"는 성토가 터져나왔다. 사전에 조 후보자에게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증여세 미납부 등에 대한 자료를 여러번 요청했으나 그가 고의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테니 오늘만 넘어가면 된다는 식으로 자료 제출을 안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반헌법적이고 반국회적인,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도 "자료 제출 거부는 국회를 우롱하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료제출이 부실했다면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추가적으로 자료를 요구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조 후보자를 엄호했다.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한정애 의원은 "자료가 미진했다면 오늘 추가적으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하고 환경업무에 대한 소신과 의지 이런것들을 우선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회에 반대했다. 설훈 의원도 "후보자가 입도 떼기 전 정회부터 하는 것은 처음 본다. 아예 안 들으려 하는 자세는 청문회 의사에 배치된다"며 "후보자 말은 듣고 정회하자"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소속 김학용 위원장은 "역대급 부실 청문회가 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양심을 걸고 묵과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일부 의원들이 그를 부르며 발언권을 신청하고 나섰지만 이 역시 수용하지 않았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후 재개된 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가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 학부 교수이자 주거 복지와 도시 계획 전문가로 그의 학력, 경력이 환경보다는 부동산 전문가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조 후보자는 "환경문제의 연장선 상에서 부동산 문제를 다뤄왔다. 여느 시장 전문가와는 다른 입장을 가져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아들의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는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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