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젊은’ CEO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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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젊은’ CEO에 기대한다
  • 이근형 기자
  • 승인 2018.11.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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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근형 기자] 젊음은 옳다. 사회를 앞으로 끌고 간다. 때론 좌절하고 실패도 한다. 그래도 사회가 발전하는 힘은 젊음에 있다. 젊음은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 된 것도 젊음의 힘이다. 동아프리카의 협곡에서 출발해 대륙을 지배하고 바다를 건너 남미와 남태평양의 외딴 섬까지 차지했다. 젊은 사피엔스의 미지에 대한 탐험에서 시작했다.

역사는 젊음의 힘을 증명한다. 한 사회가 발전할 때는 젊음이 전면에 나설 때다. 인류 문명을 바꾼 혁명의 주역은 언제나 청춘이었다. 왕조는 젊음의 역동적인 힘이 넘쳐나는 시기에 전성기를 맞는다.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인류의 발전을 예고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것도 젊은 IT기업이다.

가을 단풍은 봄꽃만큼 아름답다. 그렇지만 슬프다. 그것이 끝이기 때문이다. 봄꽃에게는 있는 미래가 가을 단풍에는 없다. 세대교체는 섭리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거스를 수 없다.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야 맞다. 이미 단풍은 젊음을 충분히 즐겼다.

2018년 늦가을. 재계의 화두는 젊음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인공이다. 40대 초반의 그룹 총수가 보여준 파격인사에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도전이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LG의 전통을 단숨에 깼다.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시작에 불과하다. 추가로 어떤 파격을 보여줄지 눈여겨 보고 싶다.

한국 재계의 변화는 이미 시작했다. 변화는 젊은 그룹 총수들이 이끌고 있다. 초일류 기업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50세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48세다. 앞서 총수직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이나 박정원 두산 회장 등도 50대다. 모두 젊다.

젊은 총수들은 다가온 미래에 도전하고 있다. 우여곡절도 많지만,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결단으로 그룹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 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삼성도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미래 사업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두산도 박 회장의 주도 속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정 부회장은 젊은 감각으로 수렁에 빠진 현대차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살려낼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구 회장 역시 그룹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한민국 경제는 중대한 고비에 섰다. 산업화 시대 이어온 제조업 중심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반도체라는 효자 덕에 버티고 있다. 이 마저 경쟁력을 잃는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산업화 시대의 마지막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단풍 같은 처지다. 아름답지만 그것이 끝일 수 있다.

한국 5대 그룹사 CEO 122명의 평균 연령은 58세가 넘는다. 60세를 넘는 CEO가 40%에 가까운 46명이다. 산업화 시대를 이끌던 주역들이다. 이들에 의해 한국 경제가 성장해왔다. 이들에게는 성공 방정식이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다가올 시대에 대비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필요하다. 경제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와 시장 구조가 다르다. 생산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이전과 전혀 다른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 당연히 판매해야 할 상품도 변한다. 한국 경제는 예측하기 힘든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격변기에는 안정보다는 발 빠른 변화가 답이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가 필요하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의 선두에 설 사람은 젊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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