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호재에 뻥 뚫린 ‘한전’…전기요금 인상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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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호재에 뻥 뚫린 ‘한전’…전기요금 인상은 ‘글쎄’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8.12.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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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 완화에 전기요금 인상 정부 태도…우호적으로 바뀔 수도”

[매일일보 이화섭 기자] 뚜렷한 모멘텀 없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던 한국전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 2만원 초반에서 머무르던 주가는 어느덧 3만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경기 둔화기를 맞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으나 국제유가 하락, 에너지개별소비세 인하, 원전이용률 상승 등 모멘텀이 확보된 만큼 오는 2020년까지 무난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종가기준 전 거래일 대비 600원(1.84%) 내린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는 연중 저점을 찍었던 지난 10월 11일 2만3850원보다 8150원(34.17%) 오른 수준으로 최근 뚜렷한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던 한국전력은 국제유가 하락, 에너지개별소비세 인하, 원전이용률 상승,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제약 해소 및 구입전력비 절감 등 다양한 호재에 힙입어 반등하고 있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과 에너지개별소비세 인하가 눈에 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국전력의 가스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비와 민자발전사로부터 구입해오는 전력구입비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LNG는 직도입사업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유가연동방식의 장기계약으로 공급되고 있다. 실제 국제유가 1달러 당 연간 1140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LNG 개별소비세 인하(-68.8원/kg)로 연간 6000억원의 원가하락이 예상된다.

이어 원전이용률 상승 기대감도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정비일정 기준으로 내년 원전이용률은 최대 9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가동률 1%당 전력구입량 1.7% 감소, 연간 2032억원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전력은 지난 3년간 주파수조정용 ESS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ESS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발전소 용량의 5% 정도를 주파수조정 예비용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파수조정용 ESS를 당진, 태안지역의 송전제약(병목현상) 해소용으로 활용할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SS 운전방식 변경만으로 연간 최대 1131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을 두고, 석유·석탄 가격 하향 안정화와 액화천연가스(LNG) 세제 인하 등에 힘입어 향후 2년간 무난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너지(원유, 석탄) 가격약세가 내년 1분기부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올해 원전설비 이용률이 유난히 낮았던 점(67.0%)을 고려하면 내년 실적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둔화기에 전기요금 인상은 어렵지만 석유·석탄 가격 하향 안정화와 액화천연가스(LNG) 세제 인하, 원전 가동률 상승, 원전 및 석탄 화력발전 설비 2.8GW(기가와트) 증설 등에 힘입어 한전의 실적 및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중립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지난 2016년 이후 반복된 여름철 일시적 요금 할인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압력이 완화돼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다소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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