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북스타, '세계는 왜 가짜뉴스와 전면전을 선포했는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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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북스타, '세계는 왜 가짜뉴스와 전면전을 선포했는가?' 출간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8.12.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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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광문각 북스타에서 허위정보의 실체와 해법을 위한 가이드 '세계는 왜 가짜뉴스와 전면전을 선포했는가?'를 출간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가 그 마각을 드러낸 지 2년. 세계 각국이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하고 대응전략과 대책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그 면면들이 하나같이 놀랍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그 과정이 치밀하고 치열했다. 1년이 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계 각지의 가짜뉴스 현장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수많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논란 역시 많았지만 수십 회에 이르는 청문회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우리 역시 논란은 많았다. 그러나 그 어떤 치밀함이나 치열함도 보여 주지 못했다. 정파적 프레임에 묶여 진영논리만 난무했을 뿐 그 현상의 근저에 있는 원인이나 실체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극히 미흡했다. 그 영향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이나 진단도 드물었다. 가짜뉴스에 대한 논란에서 금과옥조처럼 떠받치는 이론이나 판례도 편협하게 적용됐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 여부를 논할 때 판박이처럼 나오는 논리가 있다. 존 밀턴에서 존 스튜어트 밀로 이어지는 ‘사상의 자유시장론’이다. “사상의 시장에서 진리와 허위를 자유롭게 맞붙게 하면 결국 진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규제 반대론자들은 이를 근거로 ‘가짜뉴스가 아무리 거짓되고 조작된 것이라 해도 규제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전제가 다르고 시대적 상황이 다른데도 그 이론은 여전히 전가의 보도인양 위세를 떨친다. 사상의 자유시장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이성적 존재임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인간의 편견과 감정적 메커니즘을 파고든다. 그래서 더욱 위력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존 스튜어트 밀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각들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미네르바 무죄 판결에 적용되는 논리 역시 마찬가지다.

접점도 없이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짜뉴스는 우리 일상을 이미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 김포의 맘카페에 올라온 글 때문에 어린이집 여교사가 투신자살을 강요받은 일,  △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수역 폭력 사건이 순식간에 30만 동의를 받은 일,  △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전 교육부 장관 자녀의 입학 비리를 SNS에 올린 일등  최근에 일어난 이 사건들은 서로 다른 듯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최소한의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편향된 믿음이 그 중심에 자리한다는 점이다. 이에 편승한 일부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를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

눈을 더 멀리 돌려보자.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놓고 이루어진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가짜뉴스 때문에 실제의 민의가 뒤집어졌다. 2017년 루마니아에서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거짓 정보 때문에 3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몇 년 새 2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들이 대학살을 당했다. 유일한 통신수단이었던 페이스북의 가짜뉴스가 증오와 적개심의 도화선으로 작용한 결과다.

세계 각국이 왜 가짜뉴스에 전면전을 선포했을까. 그리고 왜 하나같이 이념이 다른 정당과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1년여에 걸쳐 세계 곳곳의 허위정보 현장을 누볐을까.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와 접점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이고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없겠는가. 이러한 의문들이 집필의 출발점이었고, 이 책은 가짜뉴스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하고 분석해 온 저자가 그 대답들을 7장에 걸쳐 담아낸 것이다.

1장에서는 가짜뉴스ㆍ허위정보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가짜뉴스란 말의 기원에서 다양한 개념과 유사 용어들의 차이점들을 알아보았고,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쓰기 시작한 허위정보의 개념을 상세히 살펴봤다. 이어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개념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새로운 대체 용어로서 ‘허위정보’ 개념과 기준을 제시했다.

2장은 허위정보가 왜 그렇게 쉽고 빠르게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드는지에 대한 배경을 분석한 것이다. 크게 ‘소셜 미디어의 부상’, ‘뉴스 미디어의 경쟁 상황과 신뢰도 하락’, ‘인지적 주의 집중력 약화와 확증편향’, ‘허위정보의 경제적 수익화’, ‘교육 환경’, ‘딥페이크 등 무한 복제 기술의 발전’ 등으로 나누어 그 원인을 진단했다.

3장은 허위정보에 대한 논의의 시각을 확장해 보기 위해 그 영향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확증편향과 집단적 배타 의식’, ‘사회적 양극화’, ‘여론 및 집합적 의사 결정의 왜곡’,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등으로 나누어 진단했다.

4장은 세계 각국이 가짜뉴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론에 도달했는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싱가포르, 스웨덴, 유럽연합 등 7개국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리고 ‘기존 법의 개정이나 별도 입법의 필요성 여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책임과 규제 문제’, ‘정부의 역할’, ‘언론, NGO 등 시민사회의 역할’, ‘팩트체킹’,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책’ 등의 쟁점을 중심으로 그 특징도 함께 분석했다.

5장에서는 최근 들어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문제에 대한 대안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팩트체크 사례들을 분석했다. 팩트체크의 전 세계적 동향과 함께 미국,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아르헨티나, 덴마크 등의 주요 팩트체크 기관들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6장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책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가짜뉴스에 대한 정책이나 입법 여부는 나라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비판적 사고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에는 대부분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싱가포르, 그리고 유럽연합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책의 방향과 주요 내용을 제시했다.

7장은 허위정보를 판별하는 방법을 다루었다. 허위정보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의 문제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시행되어 왔으나 허위정보 판별의 근간이 되는 비판적 사고가 도외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비판적 사고를 적용한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 원리를 바탕으로 스무고개 형태의 핵심 질문을 추출하고 그 배경을 압축적으로 소개했다.

저자 황치성은 1989년에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입사해 조사분석팀장, 월간《신문과 방송》편집장, 미디어교육팀장, 책임연구위원을 거쳤다. 학부 때부터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갈등이슈에 대한 개인 의견과 특정 신문에 대한 태도가 기사 편향 및 여론지각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달의 기자상 및 한국기자상 심사위원,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칼럼을 집필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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