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가 기회다’...삼성·SK, 투자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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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가 기회다’...삼성·SK, 투자 속도내나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1.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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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설비와 기술 투자 노력할 것”…설비투자 가능성 고조
정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10년간 120조 투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투자의 불을 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정체로 신규 투자를 자제할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다른 분위기다.

이는 '위기가 기회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고,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만난 '기업인들과 대화' 이후에 나타난 기류 변화로 해석된다. 실제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공격적인 메모리 양산 정책을 통해 후발주자 따돌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지난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이후 한 발언을 근거로 반도체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반도체 경기 어려움에 대해 묻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설비와 기술 투자 등에 노력해 당당하게 성과를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투자 축소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발언을 주목하며 삼성전자가 올해도 투자를 이어갈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사례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후반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재편한 바 있다. 당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면서 후발업체들을 따돌렸다.

최근 가격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실적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과거처럼 공격적인 승부수로 후발주자를 따돌리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4만명의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도 반도체 신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윤종원 경제수석에게 '반도체 투자를 직접 챙겨라'라고 지시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크다. 이를 위해 정부가 지원을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오는 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현재 경기도 용인과 이천, 충북 청주, 경북 구미가 유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용인은 수도권과 삼성전자 수원공장 등을 통한 입지 우위, 이천은 수도권과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청주는 국토 정중앙과 SK하이닉스 청주공장, 구미는 지역 안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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