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목포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에 휩싸인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현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손 의원은 논란이 된 점에 대해선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도 투기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의 자산 등을 국가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의원의 이날 오후 목포시 대의동 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예정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정도 되는 초선 의원과 관련, 정말 이야기거리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국가 전체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손 의원은 "왜 왜곡된 기사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전 국민을 소모전으로 밀어 넣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뉴스에서 여러분이 궁금하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해명했다. 그런데 해명은 나오지 않고 거의 계속 또 다른 왜곡보도가 나온다"고 했다.
다만 손 의원은 "저는 이제는 언론하고 싸울 마음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탈당해 당적을 내려놓았고 그 뒤에 언론 소송 전문 변호사팀을 구성해 그분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 일부 언론에 대한 소송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의혹을 처음 보도한 SBS와 후속 보도에 나선 조선일보를 고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손 의원은 문화재거리 건물 매입 명의자인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의 자산을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제가 떠나길 바라는 목포 음해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재단과 관련한 모든 것을 국가에 귀속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전칠기박물관을 위해 모았던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유물을 시나 전남도에 다 드리려고 한다"며 “지금 팔아도(나전칠기 가치가) 수십억 원을 건질 수 있는 컬렉션을 다 드리겠다고 하는데, 이 땅에서 어떤 이익을 건지겠느냐"고 했다. 건물을 매입한 재단의 자산과 건립할 나전칠기박물관의 유물 등 모든 것을 국가와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히며 투기 의혹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손 의원은 또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그동안 (의원) 임기 끝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제가 나이가 몇인데 또 하겠냐"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손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목포를 지역구로 출마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손 의원은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기존의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 우려에 대한 물음에는 "젠트리피케이션 얘기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 지금은 젠트리피케이션까지 갈 상황이 아니다"며 "그런 논란이 일어날 만큼 목포가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선출식 공직자로서 이해충돌 물음과 관련해선 "평생을 살면서 제가 제 이익을 위해서 한 번도 남을 움직인 적이 없다"면서도 "법적으로 위법은 아니어도 국회의원으로서 모르는 이익들이 제게 올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사과하겠다"고 했다.
한편 침묵으로 일관했던 청와대도 이날 손 의원에 대해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손 의원의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이 나설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대통령 배우자의 친구라 하더라도 (청와대가) 현역 국회의원을 감찰할 수는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