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하향안정→상승 전환…대부분 저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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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하향안정→상승 전환…대부분 저소득층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2.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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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자 194만6113명 중 채무불이행자 1.43%…2017년말 기점 악화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타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지난 2017년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저소득·저신용 계층이지만 경제주체인 30~40대에서도 연체가 두드러졌다.

나이스신용평가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개인이 보유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자영업자 채무불이행자(연체 90일 이상)는 2만7917명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자 194만6113명 중 1.43%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1만명 중 143명이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은 은행과 보험, 카드, 캐피탈,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을 망라한다. 2017년말의 1.32%와 비교해보면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0.11%포인트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1.36%, 2분기 1.39%, 3분기 1.41%, 4분기 1.43%로 한 분기도 빠짐없이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올라갔다.

자영업자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2014년말 1.59%, 2015년말 1.43%, 2016년말 1.36%였다. 즉 2014년 이후 하향 안정화되던 자영업자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2017년말을 기점으로 악화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했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무불이행자 수를 전체 대출자 수로 나눈 값인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분모인 전체 대출자 수가 급증하면 상대적으로 낮게 잡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연체 증가가 드러날 만큼 확연한 추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영업자 채무불이행자 비율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들의 연체가 두드러졌다. 신용등급 최하등급인 10등급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2017년말 53.14%에서 지난해말 58.10%로 4.96%포인트 올라갔다. 같은 기간 9등급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1.22%포인트 개선됐지만 8등급은 0.39%포인트 악화했다.

소득수준별로 봤을 때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중저소득층에서 타격이 감지됐다. 1년간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을 보면 소득 3000만∼4000만원 구간이 0.27%포인트로 가장 컸고, 1000만원 이하가 0.16%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이 0.24%포인트로 가장 컸다. 30대가 0.12%포인트, 50대가 0.08%포인트였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연체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업권별로는 카드업계의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이 0.41%포인트로 가장 컸고 캐피탈 0.24%포인트, 은행 0.14%포인트, 상호금융 0.09%포인트 등 순이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는 근로자의 1.4배에 달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높아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매우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운열 의원은 “전체 연체율이 낮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무너지면 가계부채 전반에 걸친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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